2014년 8월 27일 수요일

못다한 이야기


 귀욤 고익스를 보는 내내 '델리카트슨'의 도미닉 피농이 겹쳐졌다.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환상 때문이었을리라, 나의 "기억"속에서는. 아니면, '오래전부터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로 시작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읽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리라. 그랬다면 나의 "기억"은 '델리카트슨' 보다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렸을 것이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다가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기억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도입부 하며, “기억은 일종의 약국이나 실험실과 유사하다. 아무렇게나 내민 손에 어떤 때는 진정제가, 때론 독약이 잡히기도 한다” 는 프루스트 문구까지 차용한 이 완벽한 오마주를, 책을 읽어보지 못한 무식한 난 알 길이 없었다, 고백컨데.

물론 영화 첫부분과 중간중간의 무성영화를 떠올리는 씬에서 버스터 키튼과 찰리 채플린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킨 프랑스 코미디의 거장, '자크 타티'도 무식한 난 알지 못했다.

그랬거나 말거나, 역사는 승자의 "기억"만으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싫어도 그게 역사다. 하지만 불법 개조된, 그래서 '정원'이된 마담 프루스트의 아파트에서는, 어둠속에 가려진 패배한 "기억"들도 모두 역사위에 꺼내어 볼 수 있는 마법이 숨어있다. 어쩌면 우린 모두 환상이 필요해서 표를 사고 줄을 서고 영화를 기다리는 건지 모른다.

(환상은 고사하고 삶을 위해, 아니 어쩌면 죽음을 위해 줄을 선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노란리본들. 외계인말고 사람 대통령이 필요하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원제 : Attila Marcel)